백혈병으로 오랜 투병을 하셨던 이OO님(61년생, 만61세)이 지난 1월 6일 금요일 새벽에 눈을 감으셨습니다. 힘든 항암치료를 오랫동안 꿋꿋하게 버티시면서, 몸 상태가 좋아지면 한번 보자고 말씀하시던 고인의 목소리가 귀에 선합니다. 이OO님이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 빌면서, 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편 반올림은 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 3개월간 무려 다섯분의 부고소식을 접하고 참담한 마음을 감출길 없습니다. 5명 중 4명이 여성노동자의 죽음입니다. 반도체 노동자들의 반복되는 죽음, 특히 여성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에 대해 정부와 기업은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더 이상 죽을 수 없습니다.
이OO님은 1979년부터 2016년까지(중간에 약간의 공백기로 총 약 29년 근무) ASE코리아(구 모토로라코리아)의 사내하청업체(세목반도체)에서 근무하였습니다. 반도체 공장이 서울 한복판에 있었을 때부터 반도체가 국가의 주요 수출품목이 될 때까지, 이OO님은 한평생을 반도체 노동자로 살아오셨습니다. 그렇게 한국 반도체의 역사를 모두 함께한 고인에게, 돌아온 것은 훈장이 아니라 무서운 병이었습니다.